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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PyCon APAC 2016 – 자원봉사자에서 준비위원회까지

by 삐야악이 2019. 10. 3.

8월 13 – 15일, 3일간 진행된 PyCon APAC 2016 이 끝난지도 벌써 2일이 지나가고 있다.
원래 장문의 후기를 쓰려고 했는데, 지금 이 순간 느끼는 기분을 지금 당장 적어놓고 싶어서 두서 없는 짧은 후기를 쓰기로 했다.

자원봉사자에서 준비위원회로

PyCon 2014, 2015 에는 자원봉사자로 행사에 참가했었다. 처음 자원봉사자로 참가하게 된 이유는 2014년 군대에서 전역한 이후 다른 사람들에 비해 뒤쳐져있다는 느낌이 들어서 커뮤니티를 통해 빠르게 간격을 좁히고 싶은 마음과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면서 다양한 경험을 해보고 싶었었다.

그러다가 올해 PyCon에서 준비위원회로 활동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바로 다른 컨퍼런스에선 찾을 수 없는 무언가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번 행사를 하기 전까지 그 무언가가 무엇인지 정의할 수 없었다. 아직까지도 그 무언가를 한 단어로 정의할 순 없지만, 아마도 커뮤니티 이것인것 같다. 정보를 얻으러/전달하러 오는 행사가 아니라, 새로운 혹은 그동안 못본 사람들을 만나고 이야기를 나누고, 비슷한 관심사를 가지는 사람들끼리 별도로 모여서 이야기꽃을 피우는 그런 것이 바로 PyCon 에만 존재하고 있었다.

암튼, 자원봉사자로 있을 때 보다 준비위원회로 활동한 것이 정말 최고의 경험이고 순간이였다. 나는 프로그램팀에서 활동을 했고 시간표를 테트리스하고 발표자료를 수집하고 공지 이메일을 보내고 행사 당일에는 자원봉사자분들을 케어하는 일 등을 하였다. 행사를 준비하는 것이 힘들지 않았냐고 물어보시는 분들이 많다. 아니요 전혀요. 오히려 엄청 재미있었습니다. 그 이야기는 아래에서 풀어나가도록 해볼게요.

행사 준비

프로그램팀은 행사가 시작되기 1~2달전까지는 ~~솔직히 할일이 없었다~~. 그래도 뭔가 해야지 라는 생각으로 페이스북 페이지로 오는 메세지에 열심히 답변을 해주고 있었다. 그 외에는 슬랙에서 오고가는 메세지들을 감상하면서 우와.. 다들 열심히 하신다… 라고 바라만 보고 있었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프로그램팀이 움직이기 시작한 것은 call for proposals 가 마감되고 발표자 선정을 위해 제안서 리뷰를 시작한 시점이였다. 이때부터 서서히 가동을 시작하고 최종 선정된 발표자분들에게 축하 및 감사의 이메일을 한글/영문으로, 선정되시지 못한 분들에게도 한글/영문의 이메일을 보내는 것으로 나의 일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이때부터인가.. 이메일 발송 담당이 나로 된 것이 .. )

그리고 행사 시간표를 만들기 위해 25/40분 세션, 쉬는 시간, 영어 발표 등등을 고려하여 수작업으로 테트리스를 진행했다. 아. .이게 제일 힘들었다. 계속 바뀐다. 시간 계산도 다시 해보고 빠트린 세션은 없는지 쉬는 시간은 적절한지 등등 계속 체크해가면서 시간표를 만들었다. 중간중간 발표자 사정으로 발표가 취소되면 다시 테트리스를 진행하고.. 그래도 최종 시간표가 나왔을땐 정말 기뻤다.

그 외에도 mailchimp 라는 서비스를 이용해서 참가자 전원(참가자, 스피커, 자봉, 스폰서)에게 안내 메일을 열심히 보내기도 했다. (이상하게 써놓고 보니 한 일이 없네..;) 그 프로모션 탭으로 보내버린 사람이 바로 저에요 !!!! ( 어쩔 수 없었어요 ㅠㅠ 프로모션 탭은..ㅠㅠ 구글 ㅠㅠ)

행사 준비를 하면서 제일 많이 수고를 해주신 분들이 바로 스폰서팀이 아닐까 한다. 정말 준비기간 내내 본업이 있으신데도 불구하고 스폰서를 모집하기 위해 열심히 발품팔아 돌아다니시는 모습이 랜선을 건너와서 느껴질 정도였다. 그리고 정말 이쁜 디자인과 굿즈를 만들어주신 미디어팀 분들까지 최고의 플레이어가 아닐까 생각한다.

행사 당일

행사 당일에는 자원봉사자 케어와 세션을 진행하고 관리하는 세션체어/러너 분들의 교육과 세션 준비 및 진행에 대한 전반적인 부분을 담당하였다. 몇몇 세션은 매끄럽게 시작되지 못한 (대부분이 디스플레이 문제) 사고가 있었지만, 정말 열심히 신근우님과 박민우님이 뛰어다녀주셔서 문제를 해결하고 세션을 진행할 수 있었다. 정말 감사하다. 그리고 듣고 싶은 세션이 있으실텐데도 책임감을 가지고 세션 체너/러너로 활동해주신 자원봉사자분들에게도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사실 행사 당일에 무슨 일을 했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너무 정신이 없었다. 세션 체어/러너 교대 시간에는 다시 교육을 진행하고 모든 발표장 점검을 해야하고 계속해서 들어오는 무전에 응답을 해야했다. 그리고 세션이 시작되면, 세션 별 끝나는 시간을 파악하고 빠트린 것이 없는지 다시 점검하는 등 정신없이 보냈었다. (멍 때린 시간이 좀 있었지만..)

세션을 좀 듣고 싶었지만, 이상하게 왜인지 몰라도 뭔가 계속 돌아다녀야해서 세션을 듣지는 못했다. 그리고 좀 쉬고 싶었기에 스태프룸에서 멍.. 때리고 있었다 . 뭐 동영상이 올라오니까 !!

매 행사날 마지막에 진행되는 LT에서는 장비 엔지니어가 되어서 LT 슬라이드를 손으로 넘겨드리고, 발표자가 바뀔 때 마다 화면 전환을 하고 다음 자료를 준비하는 등 정신없이 LT를 진행하였다.

후기

막상 쓰고 나니 내가 한 일은 별로 없던 것 같다. 글을 잘 못쓰다보니 내 마음속에 있는 것을 잘 표현하지 못하겠다. 어쨌든 금토일월 까지 3박4일동안 꿈의 나라로 축제를 다녀온 기분이다. 아직까지도 행사의 흥분이 사라지지 않는다. 이번에는 외국인 참가자분들이랑도 많은 이야기를 나누어보았고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났던 것 같다. 매번 느끼지만 파이콘은 컨퍼런스가 아니라 개발자 축제이다. 행사를 진행하면서 혹은 끝나고 난 다음 가장 많이 들은 이야기가 준비하는데 정말 많이 힘들었을 것 같다고, 정말 수고 많았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나의 대답은 아니요!! 이다. 힘들기는 커녕 더 하고 싶어서 안달날정도 였다. 준비하는 과정, 진행하는 과정, 정리하는 과정 모두모두 엄청나게 매우매우 진짜로 재미있었다. 마음같아선 모든 분에게 준비위원회에 참가시켜서 이 재미를 느끼게 해드리고 싶을 정도이다.

2014년엔 막연함, 2015년엔 팬심, 2016년엔 애정과 중독, 과연 2017년에는 어떤 마음으로 파이콘에 참석하게 될지 궁금하다.

20대 나의 인생은 커뮤니티라는 물을 먹고 자라고 있다 !!

못다한 이야기

  • 유교전 vs 파이콘
  • 외국인과의 만남
  • LT를 하지 못한 아쉬움
  • 파이콘의 꽃 스프린트
  • airbnb 에서의 이야기
  • 자봉분들을 많이 못챙겨드린 이야기
  • 준비위원회의 입장에서 느낀 파이콘
  • 등등등..

못다한 이야기는 시리즈로 만들어서 올릴게요 !

마지막으로 준비위원회, 스폰서, 스피커, 자원봉사자 그리고 행사에 참석해주신 모든 분들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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